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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사 인물 및 역사

보잉 항공기 사고

by MYJets 2024. 1. 27.

알래스카 항공의 보잉 737 맥스 9 (Boeing 737 Max 9) 항공기의 도어 플러그(door plug)라고 알려진 패널이 비행 중 날아간 사고가 발생하여 승객들을 충격에 빠뜨리게 한 지 약 3주가 지났습니다. 사고 원인에 대한 규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그리고 관련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보잉 항공기 사고와 원인 규명

 

미국 항공청(FAA)의 연방 조사관은 알래스카 항공의 보잉 737 맥스 9 항공기가 이륙 직후 도어 플러그(door plug)라고 불리는 패널이 날아갔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도어 플러그는 비행기 좌석을 늘릴 경우 비상 도어를 대신하여 설치되는 패널을 말합니다. 이 사건 발생 후, 연방 항공청은 일부 미국 항공사에 맥스 9 항공기가 안전 점검을 받을 때까지 항공기 운항을 중단하라는 명령을 내리고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섰습니다. 이 명령으로 알래스카 항공(65대), 유나이티드 항공(79대) 및 기타 항공사가 보유 및 운항 중인 총 171대의 비행기가 운항을 중단하였습니다.  또한 연방 항공청은 보잉 737 맥스 9과 똑같은 도어 플러그 디자인을 장착한 보잉 737-900ER 항공기에 대해서도 육안 검사를 할 것을 명령하였습니다.

 

그러나 국가교통안전위원회(National Transpotation Safety Board, NTSB)는 워싱톤주 랜턴에 있는 보잉 공장의 직원들이 사고가 발생한 항공기를 알래스카 항고에 인도하기 한 달 전에 해당 패널을 열었다가 다시 설치했다는 증언을 확보했습니다. 비행기의 부품을 결합하고 고정하는 데 자주 사용되는 리벳에 대한 작업이 필요했기 때문인데, 해당 패널의 플러그를 열어 달라는 요청은 737 맥스의 동체를 만드는 공급업체인 스피릿 에어로 시스템(Spirit Aero System)의 직원이 한 것입니다. 또한 이 위원회 조사관들은 해당 항공기의 조종석 음성 녹음기가 자체 덮어 쓰기 (overwrote) 기능 때문에 사고 당시 어떤 일이 발생했는지 알아내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발했습니다. 위원회는 이 녹음기의 재녹음 시한을 25 시간으로 연장해야 한다고 권고해 왔지만, 현재 미국 항공기는 이러한 기능 변경에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이유로  조종석 녹음기는 2 시간마다 다시 녹음을 시작하는 기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보잉 공장에서 패널이 어떻게 설치되었는지는 연방 조사의 초점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국가교통안전위원회는 물론 연방 항공청도 보잉과 하청 업체 격인 스피릿(Spirit)의 사건과 제조 관행을 계속 조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잉 항공기 사고 역사

 

보잉 항공사의 737 Max 계열 항공기가 다양한 문제점을 노출시키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지난 2018년과 2019년에는 보잉 737 Max 8 항공기와 관련된  두 건의 충돌 사고로 346명이 사망했습니다. 두 사건 모두 조종사의 명령을 무시하는 오작동 시스템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이 사건으로 인해 보잉 737 Max 항공기가 전세계적으로 수 백대의 항공기가 거의 2년 동안 운항을 중지하였습니다.

 

또한 지난 20일 애틀란타 국제공항에서 콜롬비아 보고타로 운항할 예정이었던 델타항공 소속 보잉 757 여객기가 이륙을 준비하던 도중에 앞바퀴가 튀어나가는 사고가 발생하였습니다. 이외에도 지난 19일에는 보잉 대표 기종인 보잉 747-8을 개조한 화물기의 엔진에 불이 나고, 지난 17일에는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탑승하려던 보잉 737기(미국 공군기)가 산소 유출 문제로 이륙하지 못하는 등 잇따른 사고로 신뢰도에 심각한 상처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항공사의 보잉 항공기 보유 현황

 

현재 우리나라 항공사가 보유하거나 운항 중인 보잉 737 Max 9 항공기는 없습니다. 하지만 같은 Max 계열인 보잉 737 Max 8 항공기는 대한항공 5대, 이스타항공 4대, 티웨이항공과 제주항공이 각 2대, 진에어 1대 등 총 14대가 운항되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대한항공과 저가 항공사인 티웨이항공과 진에어는 보잉 737-800/900/900ER 기종을 20대 이상 보유하거나 또는 주력기종으로 운항하고 있습니다. 또한 제주항공은 737 Max 8 항공기를 48대 (10대는 옵션) 그리고 티웨이항공은 7대를 도입하는 계약을 보유하고 있어, 향후 실제 도입 여부도 불확실한 상황입니다.

 

보잉사와 관련 항공사에 대한 영향

 

미국 연방항공청은 "조사 과정에서 발견된 품질 관리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보잉의 생산 확대 요청과 737 Max의 추가 생산 라인을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보잉 사는 2023년 월평균 32대의 737 Max 항공기를 생산해 왔던 생산 능력을 2024년 42대, 2025년 50대까지 늘리려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737 Max 항공기의 추가 도입을 계획하고 있던 알래스카 항공, 사우스웨스트 항공 등 여러 항공사들의 도입 계획도 불투명해진 상황입니다. 

 

이번 737 Max 9 항공기 사고로 인해 보잉사는 신뢰도 추락과 함께 경쟁사인 에어버스와의 비행기 수주 경쟁에서 더욱 열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난해 보잉의 신규 항공기 주문 대수는 1,456대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같은 기간 2,319대의 주문을 받은 에어버스의 63% 수준에 머물렀습니다. 보잉 사는 에어버스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 노력해 왔지만, 이번 사고로 인해 또다시 품질 논란에 발목을 잡히게 되었습니다. 또한 동 항공기를 운항 중인 항공사들로부터 운항 정지 및 향후 예정됐던 항공기 인도 지연으로 인해  상당한 금전적 및 경영상의 책임을 요청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항공 여행을 계획하는 일반 탑승객 입장에서도, 내가 타야할 비행기의 기종이 무엇인지 관심을 갖는 것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