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199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잃어버린 20년"이라 불리는 장기간의 경기 침체를 겪었습니다. 이런 일본이 17년 만에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포기하고 금리 인상을 단행하였습니다. 금리 인상의 배경과 일본 경제의 현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본의 잃어 버린 20년
일본은 1990년 초반부터 낮은 경제 성장률, 디플레이션, 그리고 역사적으로 낮은 이자율을 경험했습니다. 1980년대 말부터 시작된 부동산 시장과 주식 시장의 버블이 붕괴되면서 자산 가격이 급락했고, 이로 인해 많은 기업과 개인이 큰 손실을 보았으며 이는 소비와 투자의 감소를 초래해 경제 전반에 걸쳐 장기 침체를 초래했던 것입니다.
경제성장률은 1990년대를 통틀어 아주 낮거나 또는 마이너스를 기록하였으며, 2000년대 들어서면서 소폭의 회복세를 보이던 경제는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다시금 침체에 빠졌습니다.
이자율 역시 장기 경제 침체 기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낮은 이자율을 유지했습니다. 일본 중앙은행은 1990년대 초부터 경기 부양을 목적으로 이자율을 낮추기 시작했으며, 1995년에는 사실상 제로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2000년대 들어 여러 차례에 걸쳐 양적 완화를 포함한 금융 완화를 시도했으며, 2010년대부터는 마이너스 이자율 정책을 도입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일본의 장기 경기 침체는 여러 가지 구조적 문제와 글로벌 경제 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이지만, 주요 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부동산 및 주식 시장의 버블 붕괴 : 1980년대 말에 형성된 부동산과 주식 시장의 버블이 1990년대 초에 붕괴되면서 자산 가격이 급락하였습니다.
2. 금융 위기 : 주동산 및 주식 시장의 버블 붕괴는 자산 가격의 급락을 초래했고, 이는 은행 및 금융 기관에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3. 디플레이션 : 경기 침체와 지속적인 물가 하락이 동시에 발생하는 디플레이션은, 소비와 투자를 억제하고, 기업들의 수익성을 악화시켰으며, 임금 하락을 초래하여 경제 성장을 더욱 더디게 하였습니다.
4. 구조적 문제 : 노동 시장의 경직성, 산업 구조의 비효율성, 인구 고령화와 같은 구조적 문제는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저해했습니다.
5. 글로벌 경제 환경 : 세계 경제의 글로벌화와 기술의 발전은 경쟁 환경을 변화시켰으며, 일본 기업들은 변화된 환경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6. 정책 대응의 지연 : 침체 초기 일본 정부와 중앙은행의 정책 대응이 늦었으며, 일부 정책은 예상한 효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일본, 17년 만의 금리 인상 배경
일본은 과거 금리 인상과 관련하여 두 차례 혹독한 시련을 겪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일본은행이 2000년 8월 정책 금리를 0.25%로 인상한 직후인 2001년 3월 전 세계의 IT 거품 붕괴로 세계 경제와 일본 경제는 동시에 크게 요동쳤습니다. 또한 2006년 7월과 2007년 2월 두 차례에 걸쳐 각각 0.25%씩 금리를 올렸는데, 이후 세계 경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일본은행은 경기 부양을 목표로 세계적으로도 드물게 장기간의 금융 완화 정책을 지속해 오면서도, 만약 물가 상승율 2% 목표를 지속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전망이 보이면 금융완화정책을 수정하겠다고 언급해 왔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춘계 노사협상 결과 1991년 이후 33년 만의 최고치인 5.2%를 기록하였으며, 중소기업의 임금 인상도 4.42%로 32년 만에 가장 높았습니다.
더하여 지난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월 대비 2% 상승을 기록해 22개월 연속 2% 이상 상승을 이어 나갔습니다. 물가 상승이 임금 인상으로 이어지고, 다시 물가에 반영되는 선순환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있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결정에는 탄탄한 기업 실적도 한 몫 했습니다. 일본 주식 시장에 상장된 상위 1000개 기업의 2023년 회계연도(2023년 4월 - 2024년 3월 기간) 수이익 전망치가 43조 4397억 엔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습니다. 이는 3년 연속 최고 순이익 기록입니다.
일본은행 총재는 시장의 충격을 의식하여 국채 매입을 통한 양적완화 정책을 지속한다는 것과 급격한 금리인상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한 금리인상을 소식을 접한 시장에서도 당분간 정책금리는 매우 보수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제가 회복 조짐을 보이는 것은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제 전망은 어둡기만 합니다. 건설사들의 부실이 언제 터질지, 쌓여만 가는 가계 부채가 언제까지 버텨줄 지, 일본보다 낮은 경제 성장률은 지속될 지... 한국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하루빨리 해소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