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미국에 불어 닥친 겨울 폭풍으로 캘리포니아를 포함한 여러 곳이 홍수 피해를 입었고, 남미 칠레에서는 전례 없는 산불로 인해 수많은 인명 피해와 재산 상의 손실을 초래했습니다. 이러한 재난을 불러온 기후 변화에서 지구는 안전할 수 있을까요?
칠레 산불
지난 2월 2-3일 칠레 해안도시 비냐델마르 인근에서 발생한 화재로 123명의 사망자와 300명 이상의 실종자가 발생하였습니다. 또한 14,000개 이상의 건물이 불에 타 수십억 달러의 재산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번 화재는 국제 재해 데이터베이스인 EM-DAT의 통계에 따르면 1900년 이후 전 세계에서 발생한 화재 중 다섯 번째로 치명적인 화재로 기록되었습니다.
이번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은 최근 몇 주 동안 칠레 중부 지역에 영향을 미친 극심한 고온 입니다. 이 지역의 기온은 산불이 일어나기 전 섭씨 42.9도(화씨 109도)까지 치솟았으며, 강수량 부족으로 인해 극심한 가뭄과 화재 위험에 노출되었습니다. 이번 가뭄은 2010년에 시작된 대규모 가뭄에 더해 발생된 것이며, 지난 1,000년 동안 발생한 가뭄 중 가장 긴 가뭄이었다고 합니다. 이번 가뭄 기간 중 강수량은 예년의 평균보다 25-40% 적었으며, 이로 인해 저수지의 수위가 낮아지고 사용 가능한 물이 줄어들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습니다.
칠레 중부 지역은 지난해에도 극심한 가뭄과 고온으로 화재가 발생하였으며 26명이 사망하고 8억 8천만 달러의 재산 피해를 입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칠레에서 발생한 가장 파괴적인 화재 7건 중 6건이 2014년 이후에 발생하였으며, 원인으로는 엘니뇨와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 및 폭염이 동시에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전 세계적인 치명적 산불 증가 추세
EM-DAT의 통계에 따르면 1900년 이후 전 세계적으로 발생한 치명적인 산불 10건 중 5건이 2018년 이후에 발생하였다고 합니다. 이러한 치명적인 산불 발생 추세는 기후 변화뿐만 아니, 사람들이 화재 취약 지역인 황무지와 도시의 경계로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칠레와 포르투칼에서 발생한 화재는 나무가 빽빽이 심어진 인공림에서 발생하였으며, 2023년 하와이 라하이나에서 발생한 화재는 불에 타기 쉬운 침입 식물(fire-prone invasive plants)이 문제가 되었다고 합니다. 이에 더하여, 더 많은 사람과 인프라가 숲이 우거진 지역으로 이동함에 따라 인간에 의한 발화가 동시에 증가한 것입니다.
산불이 치명적인 이유는 사망자와 재산 상의 손실 만이 아닙니다. 1997년부터 2006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산불 화재 연기 흡입으로 인해 매년 평균 339,000명의 조기 사망(premature deaths)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2015년 인도네시아 산불과 관련된 대기 오염으로 인한 사망자 숫자는 100,000명 이상이고, 미국에서만 산불 연기 입자로 인해 매년 4,000 - 9,000명의 조기 사망과 360억 - 820억 달러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작년에 발생한 캐나다의 산불은 국가가 공식적으로 기록하고 있는 산불 면적의 두 배를 불태웠는데, 이 면적은 세계 인구의 절반이 들어갈 수 있는 엄청난 넓이입니다. 그리스 로도스 섬에서 발생한 화재로 19,000명이 넘는 관광객이 대피하였으며, 또 다른 화재는 2,000년 이후 유럽 연합 지역에서 발생한 가장 큰 화재로 기록되었습니다. 그리고 호주에서는 1억 5천만 에이커가 넘는 면적이 불탔는데, 이는 작년에 캐나다에서 산불로 탄 토지의 3배가 넘는 초대형 산불입니다.
산불의 원인 : 기후 변화? 또는 삼림 관리?
기후 과학자와 산림 생태학자들은 산불 화재가 "더 많은 열, 더 적은 습기 및 더 많은 인간이 일으킨" 사건이라는데 동의합니다. 하지만 기후 과학자들은 기후 변화가 현재 화재 상황의 3분의 2에 가까운 원인을 제공한다고 주장할 것이며, 산림 생태학자들은 인간의 삼림 관리가 주요 원인이라고 주장합니다.
원인은 둘 중 하나가 아닙니다. 둘 다입니다. 산업화 이후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한 지구의 온난화와 인간에 의한 무분별한 개발 패턴 및 산림 정책이 어우러진 결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