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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시사 인물 및 역사

알렉세이 나발니(Aleksei Navalny)의 죽음 그리고 그 이후

by MYJets 2024. 2. 24.

알렉세이 나발니의 급작스러운 죽음 이후, 여러 가지 일들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나발니의 죽음 이후 그의 가족 및 러시아 국민의 애도 및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압박하기 위한 관련국들의 조치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알렉세이 나발니 모친의 시신 반환을 위한 노력

 

알렉세이 나발니의 어머니 류드밀라 나발나야(Lyudmila Navalnaya, 69)는 아들의 사망 소식을 접한 후, 러시아 북극 영안실에서 그의 시신을 찾으려고 일주일 넘게 애쓰고 있습니다. 나발니의 어머니는 러시아 당국이 나발니 가족에게 전통에 따라 장례식과 추도식을 거행할 수 있도록 아들의 시신을 반환해 줄 것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나발니의 대변인에 따르면, 나발니의 어머니는 그의 비밀 장례식에 동의하라는 협박과 함께, 만약 이에 동의하지 않으면 나발니의 시신을 감옥에 묻어버리겠다는 위협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의 어머니는 비밀 장례식에 대해  3시간의 생각할 시간을 부여한 러시아 당국의 최후통첩을 받은 후, 러시아 정부는 아들을 매장할 시간과 장소를 결정할 법적 권리가 없음을 주장하면서 협상을 거부하였습니다.

 

나발니의 어머니, 시신 반환 요청
시신 반환을 요청하는 나발니의 어머니

 

 

나발니의 어머니는 나발니의 대변인을 통하여 발표한 성명서에서, 러시아 정부는 사망 원인이 밝혀진 순간부터 이틀 이내에 그의 시신을 인도하도록 되어있는 법을 준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러시아 정부는 나발니 어머니의 요구사항이나 또는 나발니의 비밀 장례식 진행 여부나 그의 시신을 매장했는지의 여부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나발니 어머니의 시신 반환 요구와 러시아 당국의 반응을 접한 많은 유명인들이 나발니 가족에 대해 지지를 표명하였고,  러시아 당국에 대해 어떠한 조건이 지체 없이 나발니의 시신을 어머니에게 넘겨줄 것을 요구하는 공개 연상을 만들었습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드미트리 무라토프(Dmitri A. Muratov)는 영상에서 "스스로 기독교의 나라라고 주장하는 러시아에서 이러한 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불편합니다. 그냥 시신을 돌려주세요. 우리가 원하는 그것이 전부입니다."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국민의 애도와 러시아 정부의 탄압

 

나발니의 사망 원인과 시신 반환을 둘러싼 러시아 당국의 방해 조치 외에도, 러시아 정부는 나발니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한 러시아 국민의 애도 행동을 적극적으로 탄압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하여 일반 시민들이 단지 추모관에 꽃을 바쳤다는 이유로 수백 명을 구금하였습니다. 또한 어떤 사람은 구금된 후 군대 입영 통지서를 받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나발니를 싫어했기 때문에 그를 독살하려 했고, 감옥에 보냈으며 심지어 죽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일부 러시아인들은 또 다른 이유를 말합니다. 푸틴이 나발니를 제거하고 싶었던 이유는 또 다른 감정, 즉 더 어둡고 사악한 감정(a darker, more sinister emotion)인 '부러움(envy)'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나발니 죽음에 대한 시민들의 애도
나발니 죽음에 대한 시민들의 애도

 

 

푸틴은 나발니의 농담과 아이러니, 슈퍼 히어로다운 용감함과 삶에 대한 사랑을  부러워했습니다. 사람들은 나발니를 친구가 되고 싶은 그런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를 따랐다고 말합니다. 러시아인들은 푸틴 대통령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그를 따르지만, 나발니를 따르는 이유는 그를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면서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습니다.

 

나발니의 죽음은 러시아의 희망을 꺽은 것이 아닙니다. 많은 러시안인들에게 그는 형이나 아버지 같은 존재였으며, 항상 그들의 어려움을 치워주는 사람이었습니다. 비록 너무 고통스럽게 그리고 너무 일찍 그를 잃었지만, 그의 죽음을 통해 러시아는 새롭고 아름다운 러시아를 위한 싸움을 다시 시작할 수 있게 되었으며 그에게 커다란 빚을 마음에 품고 살게 되었다고 합니다.

 

푸틴에 대한 미국과 세계 각국의 압력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나발니의 미망인인 율리아 나발 나야 와 그의 딸은 만나, 푸틴과 러시아 정부의 부패에 맞서 싸운 나발니의 '용기의 유산(legacy of courage)'을 칭찬하였습니다. 또한 어제(미국 시간 2월 23일)는 나발니의 사망에 대한 미국의 보복 조치로 러시아와 관련된 500개 이상의 목표물에 대한 제재 조치를 발표했습니다. 이는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한 조치 중 가장 규모가 큰 제재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푸틴이 나발니의 죽음과 파괴에 대한 대가를 치르지 않는다면, 그는 계속해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바이든 행정부는 러시아 경제를 손상시키고 고립시키기 위해 수많은 금융 제한 수단을 동원하였습니다.

 

바이든은 G7 국가와의 공조를 통해 러시아 석유가 세계 시장에서 판매되는 가격을 제한했으며, 수천억 달러의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을 동결했으며 또한 기술 이전을 막기 위해 무역 제한을 실행했습니다. 여기에 나발니의 죽음으로 러시아의 방위 산업 기반, 금융 부문 및 나발니의 투옥과 관련된 사람들을 겨냥한 추가 조치가 취해진 것입니다.

 

유럽연합(EU) 역시 러시아에 대한 13차 제재 조치를 발표하고, 러시아가 무기를 조달하는 데 협력한 약 200명의 개인과 단체에 대하여 EU 블럭 내 여행이나 사업을 금지하였습니다. 영국은 러시아의 탄약 공급망과 연결된 회사들과 나발니가 사망한 북극 교도소를 운영한 혐의로 기소된 러시아인 6명에 대한 제재를 발표했습니다.

 

이전의 수 많은 제재 조치에도 불구하고, 중국, 인도, 브라질 등은 막대한 양의 러시아 석유를 구매해 왔으며, 이에 따라 러시아 정부와 경제는 이러한 어려움을 대체적으로 극복한 것처럼 보입니다. 과연 이번에 취해질 제재 조치로 러시아의 경제와 정부가 타격을 받을 것인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