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올렸던 알렉세이 나발니(Aleksei Navalny)의 죽음에 이은 글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그의 죽음 이후 러시아내 동정과 세계의 반응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알렉세이 나발니의 죽음과 러시아 동향
알렉세이 나발니의 급사 이후, 러시아 당국은 아직까지 그의 시신을 가족에게 공개하거나 돌려주지 않았으며, 공식적인 사인도 밝히지 않았으며, 향후 치러질 그의 장례식에 대한 계획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러시아 인권 단체 OVD-Info에 따르면, 나발니 사망 이후 러시아 전역의 39개 도시에서 최소 366명이 구속되었으며 그중 31명은 최대 15일의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합니다. 러시아 전역에서 수천 명의 사람들이 지난 금요일 북극 인근 외딴 감옥에서 사망한 나발니에 대해 애도를 표시하려고 하자, 러시아 경찰이 단속을 실시하여 수백 명을 일시적으로 체포하고 24명 이상을 감옥에 가둔 것입니다.
러시아 경찰의 대표적인 탄압 활동 중 하나는, 상트페테르부르크(St. Petersburg)에서 벌어진 주교(bishop) 그레고리 미크노프-바이텐코(Grigory Mikhnov-Vaitenko)의 구금입니다. 그는 나발니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공개 기도를 하려고 집을 나서다가 경찰에 구금되었다가 뇌졸증을 일으켜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현재 러시아에서는 시위가 사실상 금지되어 있지만, 종교 지도자들은 정부의 사전 동의없이 공개적으로 예배를 드리는 것이 법적으로 허용되고 있기 때문에 그의 구금 사실은 동료 주교는 물론 많은 시민들의 저항 운동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나발니와 함께 했던 야당 지지자들 및 시민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그의 5번째 임기를 보장하는 3월 중순 대통령 선거 이후까지는 러시아 정부가 반체제 인사 및 시민들에 대한 탄압을 완화할 것으로 기대했었습니다. 그러나 나발니의 의문의 죽음과 이들을 애도하려는 시민들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탄압 활동을 보면서, 앞으로 더욱 혹독한 탄압을 벌일 것으로 우려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의 핵심 반체제 인사이자 야당 지도자인 나발니의 사망은 그를 지지하고 따랐던 야당 및 반체제 인사들에게도 엄청난 충격이었습니다. 동시에 그의 사망이 푸틴 대통령을 반대하는 야당과 반체제 인사들이 여태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단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의견도 나오고 있습니다.
나발니는 수십 년에 걸친 그의 정치 활동 기간 중 전국적인 반체제 활동 조직망을 구축했으며, 소셜 미디어 채널 및 국제적인 동맹을 구성하여, 그를 푸틴 대통령에 대한 반대의 상징으로 만들었습니다. 또한 그의 잘 훈련된 보좌관들로 구성된 팀은 그가 2021년 투옥된 후 리투아니아(Lithuania)의 빌니우스로 망명하여 이러한 네트워크를 관리하고 있습니다.
알렉세이 나발니의 죽음과 반 러시아, 반 푸틴 해외 활동
리투아니아의 빌니우스로 망명한 나발니의 보좌관 조직은 대부분이 30대로 구성되어 있으며, 고인이 된 그들의 지도자가 이끌어 온 운동의 향후 방향을 설정할 기회를 맞았습니다. 이 조직은 온라인 뉴스 채널, 조사 매체 및 보다 광범위한 대 러시아 반체제 운동을 위한 과제를 모색하는 활동가 그룹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들의 주요 도구는 유 투브(YouTube)인데, 수백만 명의 러시아인을 위한 주요 정보 소스로서 현재 600만 명 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2022년 2월 러시아 정부의 선전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된 이 조직의 뉴스 채널인 대중 정치(Popular Politics)는 200만 개가 넘는 채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나발니의 명망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그동안 푸틴에 저항했던 여러 명의 해외 망명 중인 인사들도 있습니다. 현재는 런던에서 거주하고 있지만 푸틴 대통령과의 갈등으로 10년을 감옥에서 보냈고 여전히 강력한 반대자로 알려진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Mikhail Khodorkovski) 그리고 오랫동안 자유주의 정치인으로 활동했으며 러시아의 잔혹 행위를 홍보한 혐의로 8년 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일리야 야신이 그들입니다.
나발니의 죽음으로 그의 아내 율리아 나발나야(Yulia Navalnaya, 47세)에게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나발나야는 그녀의 남편 사망 소식이 알려진 후 독일 뮌헨에서 행해진 그녀의 강력한 연설 때문에 향후 그녀의 정치적 미래도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호도르코프스키는 러시아 정부의 탄압으로 재산이 많이 줄었지만 여전히 러시아 대중을 위한 온라인 뉴스 매체들을 후원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야당 지도자들의 연합을 촉구하는 그의 견해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출신 전 지역 의원인 막심 레즈니크(Maxim Rexnik)의 지지를 받고 있는데, 현재 리투아니아에 망명 중인 레즈니 크는 "나발니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협력을 위한 보다 거대한 메커니즘이 필요하다"라고 말합니다.
지난 2월 1일 나발니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그의 마지막 공개 성명에서 투표를 통한 연합을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3월 17일에 치러지는 대통령 선거에서 푸틴은 당연히 이기겠지만, 나발니와 호도르코프스키 및 레즈닉은 러시아 국민이 투표를 통하여 러시아의 주도권을 찾길 바라고 있습니다.
레즈닉은 "우리는 황제(블라디미르 푸틴)가 옷을 입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합니다. 또한 나발니의 사망 이후 거의 대부분의 야당 인사들이 러시아 국민들의 투표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세계 어디에서나 독재자의 탄압에 대항하는 무언의 항의는 투표인가 봅니다. 비록 선거 결과가 정해져있다 하더라도, 투표를 통해 국민의 마음이 전해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