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반체제 인사였던 알렉세이 나발니(Aleksei Navelny)의 안타까운 죽음은 세계 여러 나라에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과 함께 시진핑 (Xi Jinping) 주석의 관할 아래 공산당 단독 통치가 이루어지고 있는 중국의 상황은 어떨까요? 오늘은 중국의 반체제 인사들의 현황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중국 반체제 인사들의 현황
중국에도 시진핑과 중국 공산당에 반기를 든 많은 반체제 인사들이 있습니다. 우선, 시진핑을 비난한 혐의로 18년 형을 선고받은 부동산 재벌 렌 지창(Ren Zhiqiang)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그를 "중국의 나발니(Navalny)"라고 부릅니다. 그는 한때 중국에서 정치적 이유로 수감된 사람 중 가장 높은 대중적 인기를 누렸으며 또한 약 3,80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영향력 높은 소셜 미디어 블로거 중 한 명이었습니다. 하지만 렌 지창의 웨이보 계정은 그가 모든 중국 언론은 당에 봉사해야 한다는 시 진핑 주석의 발언을 비난한 후 2016년 삭제된 상태입니다.
지난달 나발니의 비극적인 죽음 이후, 베를린에 거주하고 있는 한 중국 반체제 인사는 X에 "리 선생님(Teacher Li)은 중국판 나발니에 가장 가깝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는데, 그가 지칭하는 리 선생님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중국의 시위 정보를 공유한 이유로 현재 생명을 위협받고 있는 중국 반체제 영향력자를 말합니다.
이들 외에도 시 진핑에 대항하는 여러 명의 반체제 인사들이 있는데, 2017년 중국 정부에 감금된 상태로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 류 샤오보(Liu Xiaobo)와 정부 전복 혐의로 14년 동안 감옥에 수감 중인 법률학자 쉬 즈용(Xu Zhiyong)이 대표적 인물입니다. 2000년 이후 중국 정부로부터 반체제 인사로 분류된 정치범은 48,699명을 기록하고 있으며, 이들 중 7,371명이 구금된 상태라고 비영리 인도주의 단체 두이화(Duihua)는 밝혔습니다.
슬픈 사실이지만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권위주의 정부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공산당이 유일한 정당이기 때문에 야당도 없고 또한 그들을 이끌어 나갈 야당 지도자도 없습니다. 따라서 중국에서는 나발니(Navalny)와 같이 공개적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는 인물이 있을 수 없습니다.
중국과 러시아의 차이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집권 이래 러시아는 반정부 인사들의 의견을 절대 용납하지 않으며, 특히 자신을 비판하는 인사들은 감옥에 가두거나 심지어 해외로 망명한 인사들까지 추적하여 응징합니다. 지난 2월 북극 근처의 극도로 열악한 감옥에서 죽음을 맞이한 알레세이 나발니(Aleksei Navalny)가 대표적 인물입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나발니와 같이 대중의 주목을 끌거나 지지를 이끌어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만약 어떤 인물이 반체제를 선동하면서 대중의 관심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하면, 그들은 대중의 인식에 도달하기 전에 침묵을 강요 당하거나 또는 아무도 모르게 투옥될 것입니다.
중국의 어떠한 유명 정치인도 나발니와 같은 직간접적인 방법으로 여론을 조성하고 대중과 소통할 수 없습니다. 비극적이고 영웅적인 나발니의 죽음을 슬픔과 공포로 지켜본 많은 중국 반체제 인사들은 이러한 중국의 현실에 좌절할 수 밖에 없습니다. 나발니는 비록 죽음을 맞이했지만, 그는 수백 통의 손 편지를 가족과 지인들에게 보냈으며, 또한 사람들은 원하면 페이지당 40센트를 지불하고 나발니에게 편지를 보낼 수 있었습니다. 심지어 나발니는 마지막 법정에 출두할 때 감옥에 갇힌 그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온라인에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공산당의 지휘 아래 검열이 철저한 중국에서는 그런 일이 불가능합니다. 대부분의 중국 반체제 정치범들의 이름은 온라인에서 검열되며, 일단 체포되면 누구도 그에 대한 소식을 들을 수 없습니다. 직계 친척과 변호사를 제외한 그 누구도 그들을 방문할 수 없으며, 외부 세계와의 통신을 불가능하며 또한 건강에 문제가 있어도 감옥에 방치됩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류 샤오보(Liu Xiaobo) 역시 말기 간암으로 건강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감옥에 갇힌 채 사망했습니다.
인권 변호사로 수년간 감옥에서 고문을 받다 2017년에 사라진 가오 즈셩(Gao Zhisheng)은, 가족조차도 그가 수감된 이후 그에 대한 아무런 소식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가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그가 살아 있는지조차 아는 사람이 없으며, 이제 그의 이름을 아는 중국인은 거의 없는 상황입니다.
중국 공산당은 그들의 통치에 반항하는 조직과 개인을 두려워하며 또한 당에 위협이 될 수 있는 재정적 힘과 조직을 갖춘 기업가들을 두려워합니다. 이러한 사회에서는 중국의 어떤 반체제 인사도 나발니와 같은 영향력과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없습니다. 심지어 중국은 소셜 미디어의 차단을 통해 국민을 통제하는 방법을 러시아에 전수했으며, 이 방법을 통하여 그들에 저항하는 정치범을 사전에 대중과 분리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향후 중국의 반체인 인사나 중국 국민들이 어떠한 방법으로 나발니와 같은 대중적 지지를 받는 인물을 키워낼지 궁금해집니다.
